평소에는 베이루트에서 1년에 두 차례 선ㄱ 훈련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알레이(Aley)에서도 선ㄱ 훈련을 열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훈련 장소가 되었고, 마침 5주 동안 위층에 살던 이웃이 이사를 가 집이 비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덕분에 예배 시간에는 마음껏 큰 소리로 찬양하며 예배드릴 수 있는 특별한 은혜를 누렸습니다.
6주 동안 매주 진행된 이번 훈련에는 모두 18명이 참여했습니다. 그중 5명이 모든 과정을 성실히 마치고 졸업하였으며, 3명은 두 차례 결석으로 인해 졸업은 하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과정을 이수하여 수료증과 종족 입양서를 받았습니다. 훈련 기간이 마침 학기말 시험과 겹치면서 많은 참가자들이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참석한 모든 이들이 선ㄱ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열방을 향한 비전을 새롭게 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베이루트에서 매주 알레이까지 오셔서 찬양 인도와 음향, PPT 등을 섬겨 주신 선생님들과 현지인 스태프들의 헌신이었습니다. 훈련생보다 섬기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로 기꺼이 시간을 내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매주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단기로 오신 한 선생님께서 교통편이 없는 17살 훈련생 자매를 위해 매번 30분을 운전해 직접 데리러 가고 바래다주셨습니다. 한 번은 너무 일찍 도착했다는 이유로 자매가 짜증을 내도, 아무런 불평 없이 다시 돌아갔다가 약속한 시간에 맞춰 다시 가셔서 끝까지 섬겨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님의 마음을 품고 낮은 자리에서 영혼들을 섬기는 귀한 동역자들을 이 땅에 보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매주 약 20명이 함께 식사를 나누는 시간도 큰 은혜였습니다. 매주 다른 메뉴를 준비해 함께 식탁을 나누는 시간은 단순히 한 끼를 먹는 자리가 아니라, 사랑을 나누고 공동체를 세워 가는 귀한 통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함께 웃으며 교제하는 가운데 서로의 마음이 열리고, 주님 안에서 하나 되어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 시간을 보내며 2011년 처음 선ㄱ지에 왔을 때의 제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서툰 솜씨로 음식을 만들며 부족한 마음으로 섬겼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작은 섬김조차 사용하셔서 사람들의 마음을 여시고 관계를 이어 가게 하셨습니다. 돌아보면 음식을 준비하는 일은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귀한 도구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사랑의 섬김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훈련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복음을 향한 열정을 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특별히 졸업한 두 명이 모리타니아 단기 선ㄱ에 참여하기로 결단한 것은 큰 감사의 제목입니다. 이런 작은 순종들이 모여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마태복음 24:14)는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훈련 과정을 마친 쌍둥이 자매(찬송, 찬미)와 P자매는 매주 주일예ㅂ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이들의 마음에 더욱 깊이 심어지고,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훈련을 마친 다음 주에는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55세, 쌀림)께서 한국 선생님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레바논식 바비큐를 대접해 주셨습니다. 8년 전 아내와 이혼한 후 홀로 세 자녀를 키워 온 아버지의 삶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과 고단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식사 후 한 남자 선ㄱ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안아 주는 순간, 아버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았습니다. 홀로 세 딸을 키워 온 지난 세월의 외로움과 무게가 그 눈물 속에 담겨 있는 것 같아 저 역시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가정을 날마다 위로하시고 회복시키시며 풍성한 은혜로 채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언니는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싶어 했고, 동생은 Tattoo Artist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며 삶의 가치관이 변화되었고, 타투의 꿈은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지금은 두 자매 모두 간호학을 공부하여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품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의 삶을 말씀으로 새롭게 빚어 가시는 모습을 보며 큰 감사를 드립니다.
막내 찬양이는 이제 열세 살입니다. 네 살 때부터 어머니 없이 자라서인지 저를 볼 때마다 “저를 입양해 주세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다른 여자 선ㄱ사님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아이가 얼마나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지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아이의 마음을 날마다 위로하시고 보호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3세의 Y형제는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인 찬미와 교제하던 청년이었습니다. 선ㄱ 훈련 첫 수업에는 참석했지만 쌍둥이 자매 아버지의 강한 반대로 이후에는 훈련에 참석하지 못했고, 지금은 알레이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습니다. 또한 지금은 주일 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에 교제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권장하지는 않지만, Y형제가 어디에 있든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계속 말씀을 읽으며 주님을 가까이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한편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새로운 가정들의 마음을 열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Y자매(65)와 아들 C(40)는 예ㅅ님을 영접했고 복음에도 마음을 열고 저를 많이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온 Druze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Y자매 가정뿐 아니라 J자매(45)와 두 딸 Jo, Je 역시 같은 과정을 지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형성된 가치관과 신앙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도와 사랑의 돌봄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들이 오랫동안 받아들여 온 윤회 사상은 복음을 결단해야 할 긴박함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생에서 이루지 못한 것은 다음 생에서 다시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영원한 생명과 천국에 대한 성경적 소망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번 금요일에는 Y자매의 초대로 선생님 네 분과 함께 이 가정을 방문합니다. 함께 식사하며 교제하는 가운데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풍성히 흘러, 이들의 마음이 더욱 열리고 복음을 깊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또한 우리의 만남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 가정 가운데 친히 일하시고, 모든 가족이 예ㅅ 그리스ㄷ를 더욱 알아가며 믿음 안에 굳게 서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모리타니아 단기 선ㄱ를 결단한 G형제의 가정을 역시 네 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방문할 예정입니다. G형제가 끝까지 하나님께서 주신 선ㄱ의 부르심을 붙들고 흔들리지 않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함께 선ㄱ 훈련을 받은 R형제도 함께 올 예정인데, 이 만남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며 믿음 안에서 더욱 굳게 세워지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알레이는 6월 초까지도 제법 쌀쌀했지만 2주 전부터는 반소매를 입을 만큼 따뜻해졌습니다. 베이루트에서 오시는 선생님들은 알레이의 시원한 여름을 무척 부러워합니다. 겨울은 혹독하지만 여름은 정말 쾌적한 곳입니다.
지난겨울에는 변변한 난방 시설 없이 가스난로 하나로 겨울을 보내면서 퇴행성 관절염이 생겼습니다. 손가락 끝마디가 붓고 굵어지며 통증이 생겼고 손을 많이 쓰지 말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통증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는 9월 9일에 계약이 종료됩니다. 집주인이 매매를 계획하고 있어 이미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11월 초까지 머물 계획이었지만 두 달만 다른 집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고, 겨울이 오기 전에 사역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9월 8일에 레바논 사역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이후에는 잠시 다른 사역지를 둘러본 후 한국에 들어가 노모를 찾아뵙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현재 어머니께서는 치매 초기 증상을 겪고 계십니다. 병의 진행이 더디고, 무엇보다 평안과 건강을 지켜 주시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잠시 미주를 방문하여 교회의 목ㅅ님과 동역자들을 만나 다음 사역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현재는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인 모로코와 튀니지를 다음 사역지로 마음에 품고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의 계획보다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주님께서 보내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기쁨으로 순종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하나님의 가장 선하시고 온전한 뜻이 이루어지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레바논은 아랍권 가운데 영어로 사역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입니다. 시리아 난민 사역에는 아랍어가 필수이지만, 제가 주로 섬기는 레바논 사람들과는 영어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로코와 튀니지는 프랑스어가 널리 사용됩니다. 저는 현재 프랑스어 초급(A2) 수준이기에, 그곳으로 가게 된다면 언어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필요한 준비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베이루트에서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도 지난주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 교육센터 내 클리닉에서 진료를 했는데, 학교 방학과 함께 그 사역도 잠시 쉬게 되었습니다. 남은 기간에는 알레이 클리닉 사역에 더욱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제 레바논에서의 시간이 약 10주 남았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 없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영혼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시간과 마음을 아낌없이 드리고 떠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